본문 바로가기

각종 리뷰·생활 정보

임시선별진료소 코로나 검사 후기 - 설마 델타 변이?

임시 선별 진료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했던 이야기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지난주 코엑스 주류박람회를 다녀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직원 40여 명 집단감염 소식이 들려왔다.

 

사실 백화점과 코엑스 전시장은 거리가 멀지만 박람회 방문객이 백화점에 다녀오지 않았으리라는 법은 없으니 상당히 걱정이 되었다. 더군다나 최근 델타 변이로 높은 감염성이 화제에 올랐기 때문에 도무지 안심할 수가 없었다.

 

 

나 혹시 코로나 걸렸을까? 걱정이 되었던 이유

 

1. 주류박람회 시음행사

이번 주박에서는 정해진 시음존에서 QR코드를 통해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시음을 해볼 수 있었다. 

칸막이가 쳐진 시음 장소로 한 명씩 들어가 마스크를 내리고 시음을 해보는 방식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마시는 게 더 위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맛을 보고싶었으므로...

여러 번 시음존에 들어가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마셔보았다. 마스크를 내리고 말이다.

 

시음을 하지 않았더라면 굳이 검사를 받지 않았을 것 같다.

 

2. 갑작스러운 두통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소식을 듣기 전 갑자기 두통이 와서 약을 먹고 침대에 누웠다.

자고 일어나니 내가 박람회에 간 사실을 알고 있던 친구들이 재난문자를 보고 연락을 주었다.

확진자 소식을 보니 내 두통의 원인이 왠지 코로나 때문인 것만 같아서 덜컥 겁이 났다.

 

3. 온몸의 열감

요즘 더운 날씨와 함께 열대야 아닌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그냥 날이 더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온 몸에 오르는 열감이 왠지 그냥 무시하기가 힘들었다.

곧바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선별 진료소를 알아보았다. (이때가 새벽 3시쯤이었나. 두 시간 정도 고민함.)

 

 

코로나 검사

 

집 근처의 임시 선별 진료소가 운영 중이라 다음날 아침 방문했다.

 

연이어 증가하는 확진자 때문인지 아침부터 대기줄이 아주 길었다. 평일 오전, 오픈 30분 뒤에 도착했는데... 장장 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정해진 양식에 내 정보를 기입하고 (다른 곳은 QR코드로 한다던데 우리 동네는 수기로 작성했다) 시험관 같은 것을 받고 검사받는 장소로 향했다.

 

우선 입을 크게 벌려 목구멍 안쪽을 면봉으로 휘휘 저었다. 따가운 느낌과 함께 약간의 구역질이 올라올 것만 같았지만 참을만했다.

 

다음은 콧구멍 차례. 기다란 면봉이 내 코 안으로 쑤욱 들어오는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디까지... 집어넣으시는 건가요?'

 

약품 때문인지 알싸한 느낌의 면봉이 뇌를 후벼 파는 듯 들어오는 감각에 이상하게 기침이 나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기침을 하는 순간 면봉이 내 뇌를 뚫어버릴 것만 같은 말도 안 되는 긴장감에 눈물을 뽑으며 꾹 참았다.

 

5초만 버티라는데 5초가 5분 같았다.

 

그리고 검사는 끝.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아니 귀가하고 나서도 코와 목구멍에 계속 불편한 느낌이 남아있었다. 

 

다시는 코로나 검사를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혹시나 양성이 나오면 어쩌지 하는 생각으로 하루를 지새웠고, 다음날...

 

다행히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휴!

 

잘 나가지 않다가 한번 코엑스 갔다가 이런 일을 겪어 황당하기도 하고, 역시 좀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확진자가 점점 더 늘어만 가고 수도권은 거리두기 4단계로 접어들었다. 언제 끝날지... 코로나로 인한 피로감에 전 국민이, 아니 전 세계가 지쳐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될는지 참 궁금할 따름이다.